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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 독재와 종북
  글쓴이 :      날짜 : 16-09-29 15:44     조회 : 691    
저는 연좌제 (緣坐制)에 반대합니다. 죄를 저지른 사람 자신뿐만 아니라 친족에까지 범죄에 대한 연대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너무 비인간적이기 때문이죠. 자식이나 손주가 부모나 조부모를 선택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까지 주로 ‘사상범’의 자손들이 억울한 고통을 많이 당했습니다.
  따라서 박근혜가 친일파나 독재자의 딸이라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주장엔 반대했습니다. 빨갱이의 자손들이든 친일파의 자손들이든 능력과 도덕성을 갖추었으면 어느 자리에든 오를 수 있어야죠. 그러나 그녀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반대하고 우려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본 앞잡이, 군사쿠데타, 유신독재 등 아버지의 죄악을 씻어주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며 친일과 독재를 정당화하고 미화하지 않겠느냐는 예감 때문이었습니다.
  그 우려가 요즘 현실로 되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새누리당을 앞세워 뜬금없고 무리하게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지요. 대통령과 여당 대표 등 친일파의 자손들이 권력을 잡은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 해도, 그들이 권력을 오용하고 남용해 친일 및 독재와 관련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기필코 막아야 합니다. 역사 왜곡은 용서받지 못할 범죄요 천벌을 받을 짓이잖아요.
  친일파의 자손들 때문에 역사가 왜곡될 뿐 아니라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 및 통일까지 방해받으며 지연되고 있는 일은 더욱 통탄스럽습니다. 친일을 덮고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가장 편리한 수단이 ‘종북몰이’기 때문입니다. 조상의 과거 죄악이나 자신의 현재 무능과 횡포에 대한 비판도 ‘친북’이나 ‘종북’으로 매도하면 그만이잖아요. ‘종북몰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모든 악을 씻어줄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종북몰이’의 효력이 줄어들거나 사라질 듯합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종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죠. 국민은 북한의 긍정적 측면을 알리기만 해도 ‘친북’이나 ‘종북’으로 매도하고 처벌하면서 정부와 여당은 부정적 측면까지 추종하는 셈이니 ‘묻지마 종북’이랄까요. 아무튼 싸우면서 닮아가는 모양새인데, 몇 가지 사례만 꼽아봅니다.
  첫째, 2012년 초 북한 김정은이 집권할 무렵 남한에서는 군대를 앞세우는 선군(先軍)정치를 비판하며 경제를 우선하는 선경(先經)정치를 펴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할 때 보여준 게 바로 선군정치였습니다. 장군 출신들이 청와대 안보실장, 국정원장, 국방부장관 등을 맡아 외교와 안보를 좌지우지하지 않았습니까. 참고로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쓰며 전쟁을 일삼는 미국조차 국방부 장관과 부장관, 차관과 차관보 등의 고위직에 군 출신 인사를 쓰지 않습니다. 미국을 숭상하고 (崇美) 추종하는 (從美) 것을 미덕으로 삼는 남한에서 더구나 군사독재가 끝난 지 거의 한 세대가 되어가는 터에 북한의 선군정치를 추종할 게 아니라 미국의 문민통제를 배우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어요.
  둘째, 2013년 말 북한 장성택이 처형되자 남한에서는 2인자를 용인하지 않는 김정은의 ‘유일체제’를 신랄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2015년 남한에서도 반대파나 2인자를 용인하지 않는 박근혜의 ‘유일체제가’ 구축되고 있지 않은가요. 대통령과 뜻이 다르다고 여당 원내대표를 숙청하다시피 하거나 여야 대표의 합의마저 일방적으로 무산시켜버리니 말입니다. 그리고 대통령을 비판하면 국가원수 모독이니 명예훼손이니 하며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기자까지 처벌하는 독재를 닮아가고 있잖아요.
  셋째, 친일과 독재에 뿌리를 둔 기득권 세력이 ‘친북’과 ‘종북’을 반역죄 다루듯 하며 내세우는 게 자유민주주의 수호입니다. 자유민주주의의 최고 가치는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며 사회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등 가장 기본적인 자유조차 옥죄면서 반대 정당을 해산시키고 언론을 통제하며 교과서도 한 가지로 만들려고 하잖아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면서 개인의 자유를 탄압하고 사회의 다양성을 말살하는 한편 일당독재의 획일성을 추종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우리 중고등학생들이 김일성과 주체사상을 배운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모양입니다. 진보 세력의 주장대로 평화통일을 추구하든 보수 세력의 기대대로 흡수통일을 추구하든 북한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긴다고 하잖습니까. 그리고 북한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김일성과 주체사상을 공부해야 합니다. 북한은 김일성에 의해 통치되어왔고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유지되어온 나라이기 때문이죠. 문제는 학생들은 다양한 교과서를 통해 주체사상의 부정적 측면을 포함해 제대로 배우고 있는데,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주체사상의 긍정적 측면인 자주성과 주인정신엔 눈감고 부정적 측면인 독재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것을 추종한다는 점입니다.
  남한은 1989년 노태우 정부 때부터 2015년 현재 박근혜 정부까지 북한과 화해협력을 통한 평화통일을 정부의 공식 통일정책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친북’과 어느 정도의 ‘종북’은 당연한 처사입니다. 북한과 친하게 지내지 않고 북한을 반대만 하면서 어떻게 화해하고 협력할 수 있겠어요. 또한 북한의 좋은 점과 훌륭한 정책은 배우고 따르는 게 바람직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처럼 북한의 좋은 점은 무시하며 나쁜 점만 따르거나 닮아가는 잘못된 ‘종북’은 피하는 게 좋겠지요. ‘종북몰이’를 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친일 독재 세력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이 글은 2015년 10월 22일 <전라광장>과 <전북겨레하나> 공동 초청으로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가진 강연 일부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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