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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 배치, 한반도 중심으로 새로운 대결구도 정착
  글쓴이 :      날짜 : 16-11-14 22:44     조회 : 602    
국방부가 9월30일 사드 배치 부지를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으로 발표한 가운데 성주군민과 김천시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각계각층의 커다란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원불교 역시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교단적 차원에서 반대 운동을 벌이면서 '사드(THAAD) 말고 평화'를 외치며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기획은 4주에 걸쳐 사드의 진실은 무엇이며 원불교의 한반도 평화운동과 앞으로의 대안에 대해 알아본다.


1주 사드 안보논리 되짚는다
2주 기고/사드, 국제정세가 변한다
3주 한반도 평화 위한 원불교 노력
4주 좌담/사드배치 과연 막을 수 있나
  
▲ 이재봉 교수 / 원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원불교 사드반대 평화시위는 정산종사 〈건국론〉 평화사상 맥 닿아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사드는 '아시아 재균형'정책
남한에 사드 배치하면 적어도 세 가지 심각한 폐해 예상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대통령 하야나 탄핵 운동이 거세진다. 불행 중 다행히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사드 배치 밀어붙이기가 어렵게 됐다.

물론 곡학아세하는 지식인들이 많이 남아있고, 미국이 무너지는 한국정부를 통해 무슨 압력을 넣을지 모르기에 지속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외교 및 군부 인사들이 사드 배치 계획에 변화가 없다거나 배치를 앞당기겠다는 공언까지 하지 않는가.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구실로 급속하게 떠오르며 패권을 넘보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기 위한 것이다. 사드를 배치하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력충돌이 일어날 경우 중국의 제1 타격 목표가 될 수 있고, 북한의 핵미사일은 막지 못하면서 중국의 경제보복만 당할 수 있다. 죽고사는 안보문제와 먹고사는 경제문제에 크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드 반대 운동이 대통령 하야 운동에 가려져 있지만 그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정산종사 〈건국론〉, 비폭력정신과 평화사상

이 가운데 원불교 재가출가 교도들의 시위가 인상적이다. 죽을지라도 남을 한이 없다는 '사무여한 (死無餘恨)'의 각오가 목숨을 내걸고 반대한다는 '결사반대(決死反對)'보다 묵직하게 다가온다. 마침 원불교가 창립된 지 100주년을 맞이한 터다.

이 기회에 원불교 지도자 정산종사에 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사무여한의 각오로 사드를 반대하는 교도들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난 20여 년 전 평화와 통일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건국론>을 접하게 되었다. 기독교인지만 원불교 경전도 조금 읽어봤다. 이를 바탕으로 '원불교의 비폭력정신과 평화사상'이라는 논문도 발표했다. 그 무렵 썼던 글을 다시 되새겨본다.

정산종사는 1900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원불교를 개창한 소태산 대종사의 수제자가 되었다. 제2대 지도자로 1943년부터 원불교단을 이끌면서 1945년 10월 <건국론>을 발표했다. 해방 후 겨우 두 달이 지났을 때 정치인이나 학자가 아닌 종교 지도자가 새 나라 건설에 대해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청사진을 내놓은 자체가 참 대단했다. 민주와 자주 그리고 중도와 평화를 강조하는 내용이다.

첫째 '민주주의의 강령만은 공동 목표로 함'이라고 정치체제를 민주주의로 분명하게 못 박았다.

둘째 '우리는 공평한 태도와 자력의 정신으로써 연합국에 똑같이 친절할지언정 자기의 주의나 세력 배경을 삼기 위하여 어느 일개 국가에 편부하여 다른 세력을 대항하려는 이 어리석고 비루한 생각은 절대로 말아야 할 것이다'며 미국과 소련에 치우치지 않는 자주를 강조했다.

셋째 '현하 정세를 직관한다면 이 중도 정책이 아니고는 각계 각급과 각당 각파가 필경 결함 없는 제휴와 희생 없는 해결로써 한 가지 건국에 귀일하기가 어려울 듯 하다'며, 기회 평등을 보장하는 자유주의와 공도 생활을 중시하는 공산주의가 조화를 이루는 중도주의로 올바른 나라를 세우자고 제안했다. 당시 좌파와 우파가 격렬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중도를 취하며 화합을 통한 상생을 중시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민주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에 헌신해온 백낙청 교수는 <건국론>의 내용이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통일을 자주적으로 해결하고, 평화적으로 실현하며, 사상과 이념의 차이를 초월해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해야 한다는 '조국통일 3대원칙'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평생 중립화 통일을 연구해온 미국의 황인관 교수는 "<건국론>이 중립화 통일론과 유사한 점이 많아 놀랍다. 해방 직후 대두된 중도적 이념을 바탕으로 한 통일 이념으로 가장 건설적이고 창조적이며 개척 선구자적인 통일 접근법이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훌륭한 선각자가 태어난 성지 바로 옆에 민주와 자주 그리고 중도와 평화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사드를 배치하겠다면 반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성지 수호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사드는 목숨 걸고 막아야 한다.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사드

사드는 미국이 1980년대에 소련의 미사일을 우주에서 요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다 2000년대부터는 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미사일방어망의 일환이다.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남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억지요 궤변이다. 함경북도 북쪽 끝에서 전라남도 남쪽 끝까지 기껏 1000km 남짓인 터에 남북 사이에 전쟁이 터지더라도 북한이 100km 이상 높이 올라가 1000km 이상 멀리 날아가는 중거리 미사일을 쏠 필요가 있겠는가.

남한 인구의 거의 절반이 살고 있는 수도권 지역은 단거리 미사일도 필요 없이 50-60km 날아가는 장거리 대포만으로 불바다를 만들 수 있다.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남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도 어렵고 그럴 목적도 아니라는 뜻이다.

사드는 분명히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것이다. 2010년대 미국 대외정책의 핵심은 '아시아로의 회귀' 또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다. 중국이 1970년대 말부터 개혁개방을 시작해 2010년대까지 30년 이상 매년 10% 안팎의 고도성장을 하면서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세력 균형'을 이루려 하자, 미국이 아시아로 회귀해 중국을 다시 제압하는 '세력 재균형'을 이루겠다는 내용이다.

서서히 쇠퇴하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이 급속하게 떠오르며 패권을 넘보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기 위한 정책이란 말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전체 군사력의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기로 하고, 일본의 무력 증강 및 해외 파병을 위한 헌법 개정을 부추기며, 남한에 사드를 배치해 주한미군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여기서 사드가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라도 문제가 되는 것은 사드의 일부분인 레이더 때문이다.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안보를 위해 꼭 필요하다면 인체에 해롭더라도 경비를 좀 더 들여 사람이 살지 않는 적절한 곳을 찾아 배치하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레이더의 탐지 거리에 있다.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가까이는 1000km에서 멀리는 2000km까지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성주나 김천에서 서해 건너 또는 백두산 너머의 중국 동북부 미사일기지까지는 대부분 1,000km 이내이고, 두만강과 동해 건너 러시아 극동지역은 1,000km 남짓이다. 방어를 빌미로 레이더를 통해 중국이나 러시아의 군사지역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까지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다.

이러한 사드를 남한에 배치한다면 적어도 세 가지 심각한 폐해를 예상할 수 있다. 첫째, 중국이 무역이나 관광 분야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2004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남한의 제1 무역상대국이 되었다. 2009년부터는 중국과의 무역량이 미국과의 무역량보다 두 배 이상 많아졌다. 구체적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간 한·중 교액액은 연 평균 2,306억 달러로 한·미 교액액 1,110억 달러나 한·일 교역액 841억 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3년간 연평균 무역흑자는 중국으로부터 550억 달러, 미국으로부터 238억 달러, 일본으로부터 -224억 달러를 기록했으니 그 비중의 차이는 더 크다. 더 중요한 것은 최근 3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무역흑자 605억 달러의 무려 91%가 중국에서 왔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중국을 통해 먹고사는 마당에 사드 때문에 제재나 보복을 당한다면 어떻게 될지 짐작해보기 바란다.

둘째, 만에 하나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력충돌이 빚어진다면 남한이 애꿎게 불바다가 될 수 있다. 두 나라가 머지않아 세계 패권을 놓고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요즘 갈등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중국해나 동중국해 근처에서 무력충돌을 빚을 가능성은 적지 않다. 그럴 경우 중국이 가장 먼저 미사일로 공격하게 될 대상 가운데 하나는 중국에서 가장 가까이 사드가 배치된 곳이 아니겠는가.

셋째, 설사 두 강대국 사이의 갈등과 분쟁에 따른 불똥이 직접 남한으로 튀지 않더라도 남한과 중국의 관계 및 남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할 게 뻔하다. 이미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듯 미국-일본-남한이 한 편이 되고, 중국-러시아-북한이 다른 편이 되어 한반도를 중심으로 새로운 대결구도가 정착될 수도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더 멀어지게 될 것이란 말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해결 방안은 다양하다. 가장 바람직하고 이루기 쉬운 방안은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하루아침에 핵무기를 폐기하고 주한미군이 당장 철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할 만큼 어렵다. 따라서 북한은 자신의 안보를 위해 당분간 핵무기를 보유하되 더 이상 개발하지 않고, 미국 역시 자신의 국익과 남한의 안보를 위해 당분간 주한미군을 유지하되 더 이상 군비증강과 훈련강화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되지 않겠는가.

나아가 5년이든 10년이든 서로 간에 신뢰가 쌓이고 교류와 협력이 증진되면 북한의 핵무기 완전 폐기와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를 협상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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