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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참변을 통해 분단폐해를 절감하고 민족화해를 추구하자
  글쓴이 : 이재봉     날짜 : 08-07-18 10:19     조회 : 2205    
 

7월 11일 금강산에서 남쪽 관광객이 총에 맞아 죽었다는 충격적인 신문기사를 이틀 뒤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2주간에 걸친 러시아 연해주-바이칼-몽골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이었는데 너덧 가지 신문 모두 그 비극적인 사건을 1면 톱기사로 전하고 있었다. 평화와 통일을 생각해보자며 떠난 여행의 끝에 접한 소식이어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먼저 북녘 군인의 만행에 분노한다. 북녘의 주장대로 그 관광객이 군사보호구역에 무단 침입을 한 뒤 멈추라는 보초병의 경고에 불응하고 도망쳤다고 하더라도 총을 쏜 것은 분명히 과잉대응이요 살인행위다. 아무리 민감한 군사지역이라 할지라도 관광객이 중대한 정보를 얼마나 염탐할 수 있었겠으며, 비무장의 여인이 총을 든 군인에게 무슨 위협이 될 수 있었겠는가. 어떠한 상황에서든 비무장의 여성 관광객에게 보초병이 총을 쏴 죽인 것은 용서받지 못할 만행이다.

  1960년대엔 우리 땅에서 미군 보초병에 총 맞아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 미군부대 근처 산에서 나무땔감을 구하다 보초병의 “손들엇!”이라는 영어구호를 알아듣지 못하고 손을 들지 않아 총 맞아 죽은 나무꾼도 있었고, 배가 고파 미군부대 철조망 근처 쓰레기통을 뒤지다 보초병에게 총 맞아 죽은 만삭의 임신부도 있었다. 그런데 40여년이나 지난 2000년대에 비슷한 일이 생기다니.... 그것도 동족의 보초병에게.

  내가 평화와 통일운동에 조금이나마 힘을 쏟는 것은 생명의 귀중함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북녘 사람들이 식량부족으로 굶어 죽어간다는 얘기를 듣고 북녘동포 돕기운동에 뛰어들게 되었고, 1999년 서해교전으로 북녘의 젊은이들 20여명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남이랑북이랑 더불어 살자는 통일운동을 시작했다.

  분단된 상태에서는 전쟁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만에 하나 남북 사이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전방의 군인들만 죽는 게 아니라 후방의 민간인들도 죽을 수 있다. 남자든 여자든,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누구든지 무고하게 죽을 수 있다. 그러기에 난 전쟁의 가능성을 단 1%라도 줄이기 위해 통일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와 통일의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에서 남쪽의 관광객이 북녘의 군인에게 총 맞아 죽었으니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2006년 10월 북녘이 핵실험을 하자 남쪽과 미국의 보수 강경파들은 개성공단 지원과 금강산 관광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그 해 겨울엔 금강산 관광객이 100명도 되지 않는 날이 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나는 그에 맞서 몇 차례 금강산 방문단을 꾸렸다. 평화와 통일의 가느다란 끈이나마 놓치지 않고 전쟁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였다. 내가 아무리 등산을 좋아할지라도 평화와 통일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금강산을 예닐곱 번이나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한 금강산에서 관광객이 총 맞아 죽은 일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이며 남북교류와 민족화해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북녘 당국은 즉각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진상을 제대로 밝히면서 이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두 번 다시 생기지 않도록 확실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남쪽 당국의 대북정책이나 통일관에 불만을 품고 이명박 정부와 기 싸움을 벌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진상 규명까지 남쪽 당국에 대한 비판이나 압박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라는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남쪽 당국은 북녘 군인의 만행과 그에 관한 북녘 당국의 부적절한 대응을 북핵 문제나 남북교류 문제와 연계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관광길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여인의 명복을 빌면서 남북 당국과 온 민족이 근본적으로 왜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났는지 깊이 생각해보게 되길 바란다. 나아가 그 분의 희생을 통해 분단의 폐해를 절감하며 민족의 화해협력과 평화통일에 조금이라도 더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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